평균수명 늘어나 연금지급액 최대 16% 줄어들 듯

보험설계사들 절판 마케팅…"3월이 가기 전에…" 

A씨는 최근 보험 설계사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다음 달부터 경험생명표가 바뀌니 당장 연금보험을 가입하라는 지인들의 조언 때문이다. 새로운 경험생명표가 적용되는 4월까지 시간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A씨가 찾아간 보험 설계사는 65세에 연금을 받으며, 지급할 보험금으로 적립한 준비금 3억원의 경우를 설명했다. 3월에 가입할 경우 A씨는 매년 2000만원(3억원÷평균수명-연금개시 나이)을,  4월 가입 시 매년 1829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매년 171만원의 차이가 나타나며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경우 무려 5976만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4월부터 가입하는 보험상품에 남성 평균수명 81.4세, 여성 평균수명 86.7세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경험생명표는 3년 주기로 보험가입자들의 연령별 사망률과 기대수명 등을 예측해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자료다. 평균수명이 늘어날수록 의료시설의 이용 기간이 증가하고, 연금 수령 기간도 증가하기 때문에 연금보험의 연금연액은 감소한다.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총액은 그대로지만 지급기간이 길어져 매년 받는 연금액수, 즉 연금연액이 줄어드는 것이다.

연금연액은 남성의 경우 지난 2006년 경험생명표 5회 변경 시 4회에 비해 8.6% 줄어든 바 있다. 당시 남성 평균수명은 72.3세에서 76.4세로 늘어났다. 2009년 6회 경험생명표 변경 시에는 평균수명이 78.5세로 늘어났고 연금연액이 6.5% 줄었다. 그 다음으로 2012년 7회 경험생명표 변경 시 평균수명은 80세로 늘어났으며, 연금연액은 5.1% 줄었다. 이제 오는 4월 8회 경험생명표 변경을 앞두고 연금연액이 최대 16%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종신보험을 가입할 경우도 은퇴이후 연금으로 전환할 시 가입 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연금보험의 경우 경험생명표는 종신연금형과 확정연금형, 상속연금형 중 종신연금형에서만 적용한다.

삼성생명 보험설계사 B씨는 "달라지는 경험생명표에 따라 보험료는 최대 16% 오를 것이고, 연금연액은 최대 20% 내려갈 것"이라며 "4월에 가입할 경우 지금보다 돈을 많이 내고 적게 받는 격이니 3월에 가입하는 것이 무조건 고객에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변경된 경험생명표는 회사의 경험사망률 등과 함께 적용, 결정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얼마나 연금연액이 줄어드는 지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4월에 연금보험을 가입할 경우 대략 연금연액이 10% 정도 감소할 수 있으니 3월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한 편"이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달라지는 경험생명표에 따라 각 보험사들이 과도한 절판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보험 재무설계사 K씨는 "경험생명표가 바뀔 때마다 절판 마케팅은 꾸준히 있어 왔다"며 "추후 불완전 판매 등의 민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객들이 신중하게 판단해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증기간을 100세로 하지 않고 일정기간으로 정할 경우 연금연액이 크게 줄어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100세 시대로 평균수명이 늘어난 만큼 보증기간을 일정기간으로 한정해 연금연액이 줄어드는 것을 막자는 것은 시장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