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 박용만)가 중견기업과 대기업에 대해서도 세무조사 유예 등의 혜택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임환수 국세청장은 이미 중소기업 세무조사 비율을 낮췄다며 즉답을 피했다.

대한상의는 17일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국세청장 초청 오찬간담회를 개최, 경제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임 국세청장을 비롯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골든타임에 직면한 한국경제의 도약을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가 협력하고 소통하는 팀플레이를 펼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계는 창의와 협업의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실물경기 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세금이 국가재정의 초석이라는데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고 납세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국세청에서는 기업의 투자활력 증대를 위해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하고 세무조사가 정상적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일이 없도록 세무조사를 보다 세심히 운영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국세청이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주는 기업은 매출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으로 한정되어 있어 대상범위를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확대해달라는 것이다.

임 국세청장은 박 회장의 요구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중소기업에 대한 조사비율을 낮게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임 국세청장은 "중소기업의 조사비율을 예년보다 낮게 유지해 기업들이 본업에 전념할 수 있는 세정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자발적인 성실신고가 세수의 절대적인 기반이므로 국민들이 가급적 편리하고 기분 좋게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세청은 각종 신고 전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미리 제공하는 등 성실신고를 세심하게 도와주겠다"고 덧붙였다.

국세청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기침체 애로업종에 속하는 중소상공인 130개에 대한 세무조사를 유예하고 사후검증을 제외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사업애로 업종은 음식·숙박·여행·운송업·농어업·농수산물 판매업·건설·해운·조선업 등 108만개 사업자이며 경제성장 견인 산업(22만개)인 미래성장동력산업, 문화콘텐츠 산업도 세무조사 유예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대한상의는 임 국세청장에게 ▲접대비에 대한 세무상 규제 완화 ▲일반 세무조사 사전통지기간 연장 ▲세무조사 종결협의제 도입 ▲해외진출기업에 대한 세정지원 확대 ▲가업상속세 분할납부 특례 확대 등을 요청했다.

대한상의 측은 "독일은 과세관청이 조사보고서를 작성하기 전에 납세자에게 쟁점 사항과 법률 적용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법적 기회를 제공해 장래 발생할 수 있는 분쟁소지를 예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세무조사 종결협의제를 도입해 조사종결 단계에서 과세관청과 납세자가 협의한다면 불필요한 불복청구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