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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탐구(9)]부동산투기조사 산증인-김보현 대전청 조사1국장 | 조세일보 | 2005-01-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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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을 맡고 있는 충청도 출신 김보현(金輔鉉) 국장에겐 "황소"와 "일 벌레"라는 닉네임이 항상 따라다닌다. 약관(弱冠)에도 못 미치는 19세의 나이로 국세청에 입문해 38년 7개월이란 기나긴 세월을 하루같이 김 국장은 "황소"처럼 일해왔고, 50살을 훌쩍 넘긴 현재에도 일이 유일한 취미인 "일 벌레"처럼 밤낮없이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소"나 "일 벌레"보다도 김 국장의 유명세를 더 키우는 것은 그가 바로 "부동산투기조사의 산증인"이라는 사실. 국가 근간을 뒤흔드는 부동산투기를 잡기 위해 지난 정부의 "부동산투기억제세"와 "토지초과이득세" 등 새로운 정책 집행의 선두에, 그리고 강남권 투기열풍과 신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충청권 부동산 가열현장에는 늘 김 국장이 서있었다. 김 국장은 국세청 개청 첫 해인 "66년 19세에 9급 세무직 1기 공채로 공직에 입문, 장장 36년만에 부이사관으로 승진한 불굴의 사나이라는 닉네임도 붙어있다. 김 국장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세금쟁이"를 할 것"이라며, "세무공직을 천직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부지방국세청에선 초대 토지초과이득세 업무관련 창설과인 ▲중부청 재산세2과장 ▲태백서장 ▲인천서과장 ▲성남서 과장을 지냈고, 광주지방국세청 관내에선 ▲진안서장 ▲여수서장을 역임한 것. 김 국장은 특히 출신지인 대전지방국세청에서는 총12번의 보직을 변경하며 국세청 전체에서 대전지방국세청 출신의 대명사로 떠오를 만큼 충청권 국세공무원들의 큰형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대전청 간세국장은 물론 조사2국장과 조사1국장을 번갈아 2회씩하고 있으며, ▲대전서장 ▲지방청ㆍ논산ㆍ동대전서의 각 과장 ▲공주ㆍ청주ㆍ동대전서에서 각 9급ㆍ8급ㆍ7급을 각각 근무한 것. ■ 몸담은 부서마다 최고성적 일궈내 김 국장과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은 "국세청 본청과 서울청 과장으로 근무할 때 지독하게 열심히 일했던 사람"이라며 "나이가 50을 넘었는데도 토요일ㆍ일요일ㆍ공휴일 가릴 것 없이 통상 밤 10시∼1시경까지 끄덕 없이 일하더라"며 혀를 내 둘렀다. 이들은 "김 국장은 국세공무원교육원에 4번 교육가서 3번 1등을 한 것은 물론 87년 각 부처가 모인 중앙공무원교육원 일선기관장 후보자과정 교육에서도 1등을 차지해, 당시 일해장학금 50만원을 받았다"고 기억했다. 직원들은 또 "김 국장은 업무열정이 너무 강해 함께 근무하게 된 직원들은 고생을 각오하게 된다"며 "심지어 김 국장과 함께 근무하게 되면 주변 동료들이 "고생하라"며 위로의 말을 해줄 정도지만, 일하나 만큼은 똑 소리나게 배울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털어놨다. 김 국장의 이같은 일에 대한 열정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그가 여수ㆍ대전ㆍ영등포 등 세무서장으로 재직할 때마다 국세업무중 가장 어렵다고 하는 체납액 정리실적을 최하위 관서에서 최상위 관서로 반드시 끌어올려 놓고야 말았던 것. 아울러 그가 재직하는 부서마다 심사분석평가 성적이 늘 1∼2위권을 맴돌았고, 지난해 대전지방국세청 심사분석평가 결과가 전국 1위를 차지한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 부동산투기조사 "산증인"-투기현장엔 "그"가 있었다 김 국장과 "부동산투기"와의 남다른 인연은 세무공무원 초창기인 1968년 처음으로 시행된 "부동산투기억제세"와 만나면서 시작됐다. 이 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토지초과이득세 부과를 앞두고 1990년 중부지방국세청에 토초세부과를 위해 창설된 재산세2과 초대 과장으로 부동산투기가 가장 극심했던 중부청 관내 투기현장을 관할한 경험이 있다. 김 국장은 당시 경험과 관련 "농지가 눈에 덮이면 유휴토지인지 정말로 판단하기 힘들었다. 지적도를 들고 지역주민에게 보여주며 일일이 유휴토지인지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 그렇게 어렵게 토초세 기반을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김 국장은 또 "당시 토초세와 관련해 주민집단항의가 심했던 영종도 일대를 일곱차례나 방문했었다"며 "한번은 주민 500여명과 국회의원까지 나와 항의하는 사태가 있었지만 자세한 설명으로 납득시킨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비출혈(鼻出血:일명, 코피)을 수 차례 경험했지만 이것이 서기관 승진의 큰 힘이 됐다는 설명. 김 국장의 부동산투기와의 인연은 80년대말 90년대 초 투기붐 이후 10년간 잠잠하던 부동산투기 바람이 2001년 말 서울 강남지역을 진원지로 아파트 투기바람이 세차게 불 때도 이어졌다. 당시 투기 근절 대책을 세우는 주무부서인 국세청 재산세과 수장을 맡았던 김 국장이 발벗고 나서 부동산 투기대처에 대한 노하우(Know-how)를 십분 발휘,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투기를 잠재울 수 있었다. 부동산투기조사와 한번 맺은 인연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부이사관 승진 이후 대전청 조사2국장으로 부임하여 이번엔 신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충청권일대 투기와 직면하게 됐던 것. 김 국장은 때마침 신행정수도 충청권 이전계획 발표 등으로 관할지역 대부분에 토지ㆍ아파트 등 투기열풍이 세차게 불자 발빠르게 충청권 부동산투기 종합대책을 수립해 부동산투기제어에 전심전력했고, 충청권 부동산투기를 잠재울 수 있었다. 김 국장은 "부동산투기와의 인연은 "하늘이 맺어준 것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로 재직 기간 동안 인연이 남달랐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이 곳 대전청 조사2국장으로 자리를 옮겨왔을 때도 부동산투기가 발생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소회했다. ■ "지역담당제 폐지" 진짜 장본인 부동산투기조사의 산증인 외에도 김 국장이 38년 7개월간 국세청에 재직하면서 이뤄놓은 업적은 많다. 김 국장은 국세청 부가가치세 과장으로 1998년 7월에 부임과 동시에 제일 먼저 추진한 것이 반백년 넘게 세무행정집행체제로 내려오던 지역담당제의 전면폐지. 김 국장의 제안은 이듬해 세정개혁과제 1호로 채택됐다. 김 국장은 99년 5월 "지역담당제 전면폐지와 그에 따른 업무집행지침"을 직접 기획해 전국관서에 시달했고, 이렇게 폐지된 지역담당제는 아직까지도 국세청 "개혁 중의 개혁"으로 손꼽히고 있다. 당시 상황에 정통한 한 국세공무원은 "당시 간부들이 앞다퉈 지역담당제 폐지는 자신들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으로 주장하지만 진짜 공로자는 김보현 국장"이라고 귀띔했다. 김 국장은 행정관리담당관실에 3년간 근무하면서 세무서 증설에도 관여했다. 당시 김 국장이 주도해서 만들어진 세무서가 남양주세무서, 동작세무서, 서인천세무서, 광명세무서, 서청주세무서 등 20여개에 달한다. 또 중부지방국세청 재산세2과(일명 토초세창설과) 과장으로 재직시절엔 주택부수토지와 나대지, 전, 답, 임야 등 수많은 토지의 유형에 따라 유휴토지여부를 판정하는데 직원들의 고생은 극심했다. 이에 따라 김 과장은 당시 17가지 유형별 토지에 대해 각각 "유휴토지 판정요령"을 만들어 직원들의 어려움을 도왔다. 플로우차트 개념을 도입한 "유휴토지 판정요령"은 토지유형별로 질문과 답변을 나열, 직원들이 현지 상황에 따라 질문에 답변을 하다보면 맨 마지막엔 "유휴토지 면적"이 산출되도록 한 것. 이와 관련 당시 직원은 "당시 김 국장이 마련한 판정요령은 엑셀이나 전산이 발달한 현재 입장에선 말 그대로 "유휴토지판정 자동계산프로그램"에 다름이 없다"며 "당시 그와 같은 발상을 한 것 자체에서 김 국장의 천재성을 봤다"고 추켜세우고 있다. ■ 종합부동산세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종합부동산세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부동산에 대한 실상을 정확하게 전산에 입력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처음 종합부동산세를 내야만 하는 사람들은 전산입력이 잘못됐을 때 행정의 허점을 크게 부각시키게 될 것입니다." 부동산투기조사의 산증인답게 김 국장은 "종합부동산세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이렇게 말했다. 김 국장은 "아직도 수도권 외곽지역에는 다 쓰러져 가는 판자가옥들이 많은데, 이 집들이 주택대장에는 번듯한 집으로 기록된 것이 많다"며 "부동산의 실상을 전산에 입력하기 위해 과세대상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관련 업무에 오래도록 근무한 경험자들도 오류를 범하기 쉬운 것이 부동산가격 평가인 만큼, "자칫 신참에게 일을 맡겼다가는 국세행정의 허점이 크게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 김 국장의 우려. ■ 김 국장의 역지사지(易地思之) 세정철학 인생철학이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국장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세정철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조사업무에 있어서는 어려운 기업이나 가정사로 인해 고통을 받는 납세자의 입장에 항상 귀기울여야 하고, 무리한 과세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세무조사결과 과세가 이뤄진 뒤에는 납세자로서는 쟁송등 고통이 따르게 되기 때문에, 세금탈루를 위한 악의를 갖고 잔꾀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면 항상 납세자 입장에서 계도하려고 애써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국장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세금쟁이를 할 것"이라며 "천직인 국세업무를 그 누구보다 사랑해왔고 앞으로도 신명을 다 바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 자녀에게는 "빵점" 아빠 1녀 2남을 두고 있는 김 국장은 유치원에서 대학원까지의 자녀 입학식ㆍ졸업식에 단 한번도 참석해 보지 못한 그야말로 빵점 아빠다. 그러나 딸은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언어학 교수이고, 큰아들은 이비인후과 개원의(開院醫)로, 미혼인 막내아들은 본인이 가장 원했던 최고의 회사에 대리로 근무하고 있는 등 유복한 가정을 유지하고 있다. 김 국장은 "대수술 등으로 몸이 약하면서도 애들을 극진히 보살핀 착한 아내 덕분에 애들이 잘 성장했다"며 "95세의 노모도 비교적 건강해 집안 일에 신경을 덜 쓰고 수십년간 밤낮없이 세정업무에만 매달릴 수 있었다.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미안해 더 열심히 일한다"고 말했다. ■ 실력에 비해 관운은 적었던 셈 1980년 사무관으로 승진을 할 때까지 김 국장에게는 언제나 "1등"내지 "최연소 승진"이란 이름이 따라다녔다. 김 국장은 66년 6월 국세청 공채 중에 최연소인 19세로 서기보(9급)에서 시작, 68년 21세에 최연소로 서기(8급)승진, 청주세무서 재직중인 70년 23세에 최연소로 주사보(7급) 공채에 합격했다. 또 종로세무서 근무당시인 75년 종합소득세 전면시행을 앞두고 당시 고재일 국세청장의 지시로 실시한 전국세무공무원 대상 종합소득세 시험에서 전국 1위를 차지, 고 청장의 특별승진지시에 따라 28세라는 최연소 나이에 주사(6급)로 승진한 것은 세정가의 유명한 일화. 워낙 이른 나이에 국세청에 입문한 탓도 있지만 그 뒤 80년 33세 나이로 사무관승진을 할 때까지 김 국장은 국세청의 각종 최연소 기록을 만들어 나갔다. 그러나 "서기관 이상 승진하려면 어느 정도 지역색채와 정치색채를 가져야 한다"는 속설을 증명하듯, 사무관 승진 이후 김 국장의 승진은 계속 빗나갔다. 뚜렷한 업무실수가 있을 리 없었지만 충청권 출신이라는 장애로 영ㆍ호남권 후배들에 밀려 승진이 계속 늦춰진 것. 이에 따라 사무관 승진후 11년 만인 91년에야 중부청 토초세 창설과장으로 제도정착의 공을 인정받아 서기관으로 승진할 수 있었고, 다시 11년 만인 2002년 말에 가서 국세청 입문 36년 5개월의 긴 여정 끝에 55세의 나이로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그는 부이사관으로 승진하기까지 중앙인사위원회에 다섯 차례나 승진후보자 명단에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승진이 한참 늦춰진 것과 관련, 그는 "세무공직이 나의 천직인 이상 황소처럼 열심히 일할 뿐"이라고 웃어 넘겼다. [관련기사] *[인물탐구(8)]세무사만 조사입회 외치는 노태주 세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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