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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례] 소장수가 세금봉변 당한 사연 | 조세일보 | 2005-01-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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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의 일이다.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한우를 식당에 납품하는 일로 생계를 꾸리던 소장수 A씨가 3억원에 달하는 세금 봉변을 당한 일이 있었다. A씨와 세무공무원의 악연은 A씨가 서울에 있는 유명 백화점에 한우를 납품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A씨는 백화점과의 계약을 통해 우시장이나 양축농가를 돌면서 양질의 한우를 확보해주고 난 후 한우 1두당 2만원의 중개수수료를 받았다. 그는 5년 동안 전국의 우시장을 돌아다니며 백화점에 부지런히 한우를 공급해 꽤 안정된 생활을 하게됐다. 하지만 불행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 왔다. 국세청이 백화점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던 중 A씨의 거래내역을 문제 삼아 3억여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해 버린 것. 졸지에 전재산을 날리게 된 A씨는 가슴에 식칼을 품고 백화점 경리담당자를 찾아가 항의했다. "도대체 어떻게 처리했기에 이런 일이 생기나. 너 죽고 나 죽자"고 덤벼들었지만 백화점 경리담당자에게 뭔 힘이 있는가. 국세청은 A씨의 수입은 수수료 2만원이 아니라 한우 한마리 가격으로 봐야 한다며 5년간 누락된 소득세를 한꺼번에 납부하라고 결정했다. 한우를 납품하면서 상품의 가격차이와 운송 등에 대해 일체의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A씨는 중개업자가 아닌 도매업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 세무당국의 논리. 국세청은 중개업이라는 것이 "상품을 구입ㆍ판매하고자 할 때 타인간의 상거래를 매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으로 통상 중개인은 판매상품에 대한 소유권을 갖지 않고 수수료 계약에 의해 상품 거래가격에 대해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데, A씨는 이 같은 중개업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과거 5년간 소값을 포함해 A씨의 계좌로 입금된 모든 금액을 수입으로 간주해 2억8023만원 상당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A씨와 백화점 측은 국세청에 "길을 막고 사람들에게 물어 보라. A씨의 매출은 수수료 2만원"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백화점과의 계약에 따라 양축농가로부터 한우를 수집해 납품해 왔지만 1두당 2만원 정도의 수수료만 받고 중개를 해온 것에 대해 도매업자로 몰아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국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도매업이라면 판매가격의 결정권이 A씨에게 있어야 함에도 구입가격 조건을 백화점이 결정하고 있으며 계약서상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에 대해 별도로 명시할 필요가 없음에도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이는 A씨가 중간이익(마진)을 챙기는 것에 대해 차단하면서 매입대금을 정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제했다. 심판원은 이어 "국세청에서 A씨가 백화점에 납품한 행위를 그 거래 외형에 따라 판단해 도매업으로 간주, 종소세를 부과한 것은 사실관계를 오인한 잘못이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심판원의 수호천사 같은 한 사무관의 도움으로 탈세누명은 벗었지만, 그 동안 A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과 물질적 손해는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하는가. 국세청이 사실관계를 판단함에 있어 신중하게 처리하지 않을 경우 납세자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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